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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0주년에 대한 변 기념작 관련 기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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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0주년에 대한 변(辯)

10년 전인 1996년, 나는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다. 아무런 불안도 계획도 노력도 목표도 없이 마냥 방심하고 있던 그때, 교육 목적을 빙자하여 실은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놀이터로 여기고 접속하던 에듀넷이 무료로 인터넷을 제공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 새로운 세상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. 당시 웹브라우저라고 하면 넷스케이프 네비게이터를 가리키는 거나 마찬가지였기에 짙은 녹색에 하얀 키(조타기) 모양의 로고가 뜨는 걸 보는 게 인터넷의 시작이었다. 브라우저 우측 상단엔 하얀 N자가 늘 떠있었고, 별똥들이 떨어지는 로딩 화면은 지금도 기억 속에서 선명하게 남아 있다.

돌이켜보면 그 이후로 많은 것이 변했다. 가상공간의 산업 규모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여 현실과의 격차를 줄였고, 사람들은 그 안에서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헤어졌다. PC통신이 소수자의 속깊은 모임이었다면 인터넷은 더 크고 넓었으니 섬과 대륙의 차이 정도로 다른 개념이었다.

그러나 나는 그 변화의 격랑을 서핑하듯 유유히 흘려보냈다. 스스로 도태를 자처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무력했고 자신의 처지가 추락하는 걸 너무나도 담담하게 지켜보고 받아들였다. 그건 내 탓이 아냐, 내 잘못이 아냐 라고 생각했다. 가족을, 사회를, 나아가 세상을 핑계로 변명을 하고 있었다. 그런 사람에게 있어서는 실로 편하고 안락한 도피 장소가 아닐 수 없었다. 인터넷은 어떻게 보면 꿈을 꾸고 이룰 수 있는 이상적인 공간이었음에도, 나는 그 공간을 그저 소비하고 훑어 지나가며 낭비하고 있었을 뿐이었다.

80년대, 아득한 미래이자 과학기술로 낙원을 만들어줄 신천지인 2000년대는 손목시계로 TV를 보고 자가용 비행기가 날아다니고 달에서 사람이 사는 세상이었다. 그 중 일부는 꽤 맞췄고 택도 없는 것도 있었으나 누구도 한국인의 반 이상이 휴대전화기를 소지할 거란 예측은 하지 못했다. 나아가 네트워크와 가상세계가 현실 속에서 이토록 깊게 뿌리내릴 거란 생각은 못했다. 이 가능성을, 환경을 천혜의 혜택이자 절호의 기회로 누려야 한다. 그렇지 못한다면, 그저 독서의 즐거움과 시간의 소중함을 좀먹는, TV 이하의 존재로밖에는 기능하지 못할 터이니.

누군가 얘기했듯 시간이란 언제나 자신의 편이다(불행히도 나 자신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지 못했지만). 그런데도 늘 시간이 지난 후에 과거를 후회하고 이미 늦었다고 생각해왔다. 과거라면 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. 그러나 분명 미래에는 그렇게 생각하겠지. 바로 지금, 미래에서 본 과거인 지금이라면 할 수 있었노라고. 그래서 나는 놓아버릴 게 당연할 보이지 않는 꿈과 희망을 만들어놓고 달린다. 가상의 꿈이야말로 가상세계에서 펼치기에 안성맞춤이라고나 할까. 시간은 기다려주진 않지만, 늘 함께 있다. 더 이상 그를 무력하게 떠나보낼 수만은 없는 것이다.

2006년 7월 12일 남김

그냥 끄적여본 잡설입니다. 깊은 의미를 담고 있진 않아요. 그래도 개인적인 넋두리를 남기는 건 (블로그에서조차) 흔치 않은 일이라 나름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. 아무튼 그런 전차로 앞으로도 온라인에서, 가상공간에서, 인터넷이라는 터전에서 열심히 살겠습니다.


10주년 기념작

매미의 꿈 Brother, My Knight SQUARESCAPE
중편 소설
매미의 꿈
2006년 11월 30일 공개
동인 게임
Brother, My Knight
체험판이 PNC Vol.2에 수록.
기념 음반
SQUARESCAPE
2006년 11~12월 공개중


[Last Update : 2006.11.30.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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